러닝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발목을 다친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러닝을 처음 시작했을 때 준비운동 없이 바로 달리기 시작했다가 발목 부상으로 한 달 넘게 고생한 경험이 있습니다. 며칠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회복이 더디더군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러닝 전후 스트레칭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을요. 많은 초보 러너들이 달리기 자체에만 집중하고 스트레칭을 건너뛰는데, 이는 결국 부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왜 초보 러너일수록 스트레칭을 소홀히 할까
러닝을 막 시작한 분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비슷한 대답이 돌아옵니다. "시간이 없어서요", "귀찮아서요", "효과를 못 느껴서요". 저 역시 처음엔 그랬습니다. 5km를 뛰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준비운동까지 챙기기가 쉽지 않았죠.
하지만 우리 몸은 달리기 시 생각보다 훨씬 많은 근육을 사용합니다. 종아리,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근육), 대퇴사두근(허벅지 앞쪽 근육), 둔근(엉덩이 근육), 그리고 발목과 발바닥까지 전신이 움직입니다. 여기서 햄스트링이란 허벅지 뒤쪽에 위치한 세 개의 근육을 통칭하는 말로, 달리기 시 무릎을 구부리고 다리를 뒤로 젖히는 동작을 담당합니다.
스트레칭 없이 달리면 이 근육들이 긴장된 상태로 굳어버립니다. 제가 발목을 다쳤던 것도 발목 주변 근육과 인대가 충분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스포츠의학 전문가들은 준비운동 없이 러닝을 시작할 경우 부상 위험이 약 40% 증가한다고 지적합니다(출처: 대한스포츠의학회).
초보 러너가 스트레칭을 건너뛰는 가장 큰 이유는 즉각적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트레칭은 즉각적인 효과보다 누적 효과가 훨씬 중요한 관리 습관입니다. 꾸준히 스트레칭을 한 러너와 그렇지 않은 러너의 차이는 몇 달 후에 확연히 드러납니다.
러닝 전후 스트레칭, 어떻게 다를까
많은 분들이 러닝 전후에 똑같은 스트레칭을 반복하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입니다. 러닝 전과 후의 스트레칭은 목적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러닝 전에는 동적 스트레칭이 효과적입니다. 여기서 동적 스트레칭이란 움직이면서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 방식으로, 정지된 자세에서 늘리는 정적 스트레칭과 대비됩니다. 동적 스트레칭의 목적은 몸을 깨우고 움직임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제가 주로 하는 러닝 전 동적 스트레칭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발목을 시계방향, 반시계방향으로 각 10회씩 돌리기
- 제자리에서 무릎을 가슴 높이까지 들어 올리기 15회
- 다리를 앞뒤로 가볍게 흔들며 고관절 풀기
- 런지 자세로 한 발씩 앞으로 내디디며 걷기 10회
- 가벼운 제자리 뛰기 30초
각 동작을 10~15회 정도만 해도 충분합니다. 러닝 전에는 근육을 길게 늘리는 정적 스트레칭을 피해야 합니다. 정적 스트레칭을 과도하게 하면 오히려 근육 반응 속도가 떨어져 부상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러닝 후에는 정적 스트레칭이 필수입니다. 달리기를 마친 후 근육은 긴장되고 수축된 상태입니다. 이때 천천히 근육을 늘려주는 정적 스트레칭이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한 동작을 20~30초 정도 유지하면서 근육이 이완되는 느낌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러닝 후 반드시 이런 순서로 스트레칭합니다. 먼저 벽을 밀며 종아리를 늘려주고, 한쪽 다리를 의자에 올려 햄스트링을 스트레칭합니다. 그다음 서서 발목을 잡고 허벅지 앞 근육을 늘리고, 앉아서 다리를 꼬아 엉덩이 근육을 풀어줍니다. 마지막으로 발바닥을 손으로 당겨 족저근막을 이완시킵니다. 여기서 족저근막이란 발뒤꿈치부터 발가락까지 이어지는 두꺼운 섬유조직으로, 러닝 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러닝 후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면 다음 날 근육통이 확연히 줄어듭니다. 저는 이 차이를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이제는 러닝 후 스트레칭을 절대 건너뛰지 않습니다.
스트레칭을 일상 루틴으로 만드는 법
스트레칭이 오래 지속되지 않는 이유는 의지 부족이 아니라 루틴화의 실패입니다. 저는 스트레칭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을 시도했고, 그중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들을 공유하겠습니다.
첫째, 러닝 시작 전에 무조건 스트레칭부터 합니다. "오늘은 시간이 없으니까 패스"라는 생각이 들 틈을 주지 않습니다. 러닝화를 신으면 자동으로 스트레칭을 시작하도록 몸에 각인시켰습니다.
둘째, 음악 한 곡 길이를 기준으로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이 약 3분 30초 정도 되는데, 이 곡이 끝날 때까지만 스트레칭하면 됩니다. 시간을 재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지루하지 않습니다.
셋째, 장소를 정해둡니다. 저는 집 앞 공원의 특정 벤치 앞에서 항상 스트레칭을 합니다. 그 장소에 도착하면 자연스럽게 몸이 스트레칭 모드로 전환됩니다.
넷째, 러닝 종료 루틴으로 고정합니다. 달리기가 끝나면 바로 집에 들어가지 않고 5~10분간 스트레칭하는 것을 운동의 마무리로 정의했습니다. 이렇게 하니 스트레칭이 선택이 아니라 러닝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운동생리학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칭을 포함한 러닝 루틴을 21일 이상 반복하면 습관으로 자리잡을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고 합니다(출처: 대한운동생리학회). 저 역시 처음 3주가 가장 힘들었고, 그 이후부터는 스트레칭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시간 투자도 생각보다 적습니다. 러닝 전 5분, 러닝 후 10분이면 충분합니다. 하루 15분 투자로 부상 가능성을 크게 줄이고, 러닝을 오래 즐길 수 있는 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처음에는 스트레칭이 시간 낭비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냥 빨리 뛰고 싶었죠. 하지만 발목 부상 이후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부상으로 한 달 넘게 러닝을 못 하는 것보다, 매일 10분씩 스트레칭하는 게 훨씬 낫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마라톤은 한 번의 도전이 아니라 지속적인 과정입니다. 오래 달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몸을 아끼는 습관입니다. 러닝 실력이 늘수록 기록보다 중요해지는 것이 바로 회복 관리입니다. 스트레칭은 가장 쉽고 확실한 관리 방법입니다.
지금은 작은 동작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실천하면 부상 없이 오래 달릴 수 있는 몸이 만들어집니다. 오늘 러닝을 마쳤다면 바로 집에 들어가기 전에 5분만 스트레칭을 해보세요. 그 5분의 습관이 앞으로의 러닝 인생을 크게 바꿔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