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라톤 동호인 중 약 68%가 러닝 중 부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대한스포츠의학회).
처음 이 수치를 봤을 때, 솔직히 저도 그 68%에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초반에는 자세보다 거리와 속도에만 집중하다가 무릎 통증을 겪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기본적인 러닝 폼을 제대로 익히지 않은 채 무작정 달렸던 것이 가장 큰 실수였습니다.

올바른 러닝 폼의 핵심 요소
러닝 자세를 구성하는 요소는 크게 상체, 팔 동작, 하체 착지로 나뉩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부분은 상체 자세입니다. 상체가 무너지면 전체 폼이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상체는 허리를 곧게 세우고 시선은 정면 10~15m 앞을 바라보는 것이 기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코어 근육'입니다. 코어란 복부와 허리 주변의 심부 근육을 의미하는데, 이 근육들이 제대로 작동해야 상체가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제 경험상 코어에 힘을 주지 않고 달리면 5km 이후부터 상체가 앞으로 쏠리면서 허리에 부담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팔 동작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팔꿈치를 약 90도로 유지하면서 앞뒤로 자연스럽게 흔드는 것이 원칙인데, 많은 초보 러너들이 팔을 좌우로 흔드는 실수를 합니다. 팔이 좌우로 움직이면 상체도 따라서 회전하게 되고, 이는 에너지 손실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제가 10km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면서 팔 동작만 교정했는데도 후반 체력 소모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하체 착지는 부상 예방과 직결되는 부분입니다. 발이 몸의 중심보다 과도하게 앞쪽에 착지하면 '오버 스트라이딩(over striding)'이 발생합니다. 오버 스트라이딩이란 보폭이 지나치게 넓어져 착지 시 무릎에 과도한 충격이 가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런 자세로 장거리를 달리면 무릎 연골에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부상 위험이 크게 증가합니다.
올바른 착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발이 몸의 중심 바로 아래 또는 약간 뒤쪽에 착지
- 발뒤꿈치가 아닌 발 중앙이나 앞꿈치로 부드럽게 착지
- 착지 시 무릎을 살짝 구부려 충격 흡수
전문 코치들은 이를 '미드풋 스트라이크(midfoot strike)' 또는 '포어풋 스트라이크(forefoot strike)'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발 전체가 동시에 지면에 닿거나 앞꿈치부터 먼저 닿는 방식입니다. 저는 처음에 발뒤꿈치로 강하게 착지하는 '힐 스트라이크(heel strike)' 습관이 있었는데, 이를 교정하는 데만 2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케이던스와 보폭 조절의 중요성
케이던스(cadence)는 분당 발걸음 수를 의미하는 용어입니다. 일반적으로 효율적인 러닝을 위한 최적 케이던스는 분당 170~180보로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국민체육진흥공단).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렇게 빨리 발을 움직여야 한다고?' 싶었지만, 실제로 측정해보니 제 케이던스는 150보 수준이었습니다.
케이던스가 낮으면 자연스럽게 보폭이 넓어지고, 앞서 말한 오버 스트라이딩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반대로 케이던스를 높이면 보폭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발이 몸의 중심 가까이에 착지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착지 충격이 분산되면서 무릎과 발목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듭니다.
제가 케이던스를 의식적으로 높이기 시작한 것은 10km 대회를 완주한 이후였습니다. 대회에서 상위 5%의 기록으로 완주하긴 했지만, 후반 8km 지점부터 무릎에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이후 러닝 앱으로 케이던스를 측정하면서 조금씩 높여나갔고, 현재는 175보 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처음 2주 정도는 발이 바빠지는 느낌이 어색했지만, 한 달 정도 지나니 오히려 이 리듬이 더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보폭 조절도 중요합니다. 많은 초보 러너들이 빨리 달리려고 보폭을 크게 벌리는데, 이는 역효과를 낳습니다. 보폭을 넓히면 순간적으로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착지할 때마다 브레이크를 거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합니다. 특히 장거리 러닝에서는 이런 방식이 체력을 급격히 소모시킵니다.
자세 교정을 위해 제가 실천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러닝 중 스마트워치로 실시간 케이던스 확인
- 주 2회 느린 속도로 자세에만 집중하는 연습
- 매달 한 번씩 러닝 영상 촬영 후 자가 분석
특히 영상 촬영은 정말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제 자세와 실제 영상 속 모습이 완전히 달랐거든요. 상체가 생각보다 많이 앞으로 숙여져 있었고, 팔도 약간 좌우로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확인한 후 하나씩 수정해나가니 3개월 만에 자세가 많이 안정되었습니다.
러닝 자세는 하루아침에 완벽해지지 않습니다. 저 역시 아직도 장거리를 달리다 보면 후반부에 자세가 흐트러지는 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기본 자세를 몸에 익혀두면, 피곤할 때도 최소한의 폼은 유지할 수 있습니다. 지금 러닝을 시작하시는 분이라면, 거리나 속도보다 올바른 자세를 먼저 익히시길 권합니다. 저처럼 나쁜 습관이 몸에 배인 후에 고치려면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니까요. 코어에 힘을 주고, 케이던스를 높이고, 발은 몸 가까이에 착지하는 것. 이 세 가지만 기억하셔도 러닝이 훨씬 더 편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