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을 시작하고 나서 가장 먼저 고민되는 게 뭔가요? 아마 "일주일에 몇 번 뛰어야 하지?"일 겁니다. 저도 처음엔 매일 달리면 빨리 늘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몸은 제 욕심을 따라주지 않더군요. 무릎이 아프고 종아리가 당기면서, 결국 러닝을 쉬어야 했습니다. 초보 러너에게 가장 필요한 건 열심히 뛰는 것보다 똑똑하게 쉬는 겁니다.
운동 빈도: 왜 주 3회가 정답일까
매일 달리면 실력이 빨리 늘까요? 오히려 반대입니다. 초보 단계에서 매일 달리면 몸이 회복할 시간이 없습니다. 달릴 때마다 무릎 관절, 발목 인대, 종아리 근육, 발바닥 근막에는 미세한 손상이 쌓입니다. 이걸 전문 용어로 '누적 피로(Cumulative Fatigue)'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해 회복 없이 운동을 반복하면 몸속에 피로가 계속 쌓인다는 뜻입니다.
저도 처음엔 쉬지 않고 30분씩 달렸습니다. 빠르게 실력을 올리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죠. 그런데 일주일도 안 돼서 무릎 바깥쪽이 찌릿하게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장경인대증후군(ITBS)'이라는 러닝 초보가 자주 겪는 부상이었습니다. 장경인대증후군이란 무릎 바깥쪽 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으로, 과도한 반복 동작이 주된 원인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초보 러너에게 주 3회 러닝을 권장합니다. 운동과 운동 사이에 최소 하루, 길게는 이틀의 회복 시간을 두는 겁니다. 대한정형외과학회 자료에 따르면(출처: 대한정형외과학회) 근골격계가 운동 자극에 적응하려면 최소 48시간의 회복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주 3회 루틴은 이 회복 원칙을 자연스럽게 지킬 수 있는 구조입니다.
회복 시간: 쉬는 날이 진짜 성장하는 날
운동을 쉬는 날엔 정말 아무것도 안 해도 될까요? 사실 회복일에도 몸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운동으로 손상된 근섬유를 재건하고, 에너지를 비축하고, 신경계를 재정비합니다. 이 과정을 '초과회복(Supercompensation)'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이전보다 더 강한 상태로 회복된다는 의미입니다.
제 경험상 회복일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러닝 실력이 오히려 떨어집니다. 처음 2주간 매일 달렸을 때는 오히려 호흡이 더 가빠지고 다리가 무거워지더군요. 반대로 주 3회로 줄이고 나서는 운동할 때마다 몸이 가벼워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쉬는 날에도 몸은 다음 러닝을 준비하고 있었던 겁니다.
회복일에는 완전히 누워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 정도는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 이걸 '액티브 리커버리(Active Recovery)'라고 하는데, 저강도 활동으로 혈액순환을 돕고 근육 긴장을 푸는 방법입니다. 저는 회복일마다 20분 정도 천천히 걷거나, 폼롤러로 종아리와 허벅지를 풀어줍니다. 이렇게 하니 다음 러닝 날 몸 상태가 확실히 나아지더군요.
구체적인 주간 루틴 예시를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다음은 초보 러너에게 추천하는 기본 스케줄입니다.
- 월요일: 완전 휴식 (스트레칭만 가볍게)
- 화요일: 러닝 20~30분 (걷기 포함)
- 수요일: 회복일 (산책 또는 가벼운 요가)
- 목요일: 러닝 20~30분
- 금요일: 완전 휴식
- 토요일: 러닝 20~30분
- 일요일: 완전 휴식
이 패턴대로 4주만 지켜보세요. 1주차엔 몸이 무겁고 적응하느라 힘들지만, 3주차부터는 달리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납니다. 4주차쯤 되면 러닝이 더 이상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다음 러닝 날이 기다려집니다.
부상 예방: 초보가 루틴을 실패하는 진짜 이유
운동 계획이 오래 가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요? 대부분은 부상 때문입니다. 초보 러너가 자주 겪는 부상으로는 족저근막염, 정강이 통증(신 스플린트), 아킬레스건염 등이 있습니다. 이런 부상들은 대부분 '과사용 증후군(Overuse Syndrome)'에서 비롯되는데, 말 그대로 몸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많이 썼다는 신호입니다.
저는 처음 러닝을 시작할 때 거리와 시간에 집착했습니다. "오늘은 3km를 뛰어야지", "30분은 쉬지 않고 달려야지" 하면서 몸의 신호를 무시했죠. 그러다 결국 발바닥에 통증이 왔고, 병원에서 족저근막염 진단을 받았습니다. 족저근막염이란 발바닥 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특히 아침에 첫발을 디딜 때 찌릿한 통증이 특징입니다.
부상을 예방하려면 운동 강도 조절이 핵심입니다. 초보 러너에게 가장 쉬운 강도 기준은 '대화 가능 수준'입니다. 달리면서 옆 사람과 대화할 수 있을 정도면 적절한 강도입니다. 숨이 차서 말이 끊긴다면 너무 빠른 겁니다. 이걸 전문 용어로 '토크 테스트(Talk Test)'라고 하는데, 별도 장비 없이 운동 강도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보조 운동입니다. 러닝만으로는 몸의 균형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저는 러닝 안 하는 날에 코어 운동과 스트레칭을 병행합니다. 특히 플랭크나 버드독 같은 코어 운동을 하면 달릴 때 자세가 안정되고, 부상 위험이 확실히 줄어듭니다. 대한스포츠의학회 자료를 보면(출처: 대한스포츠의학회) 코어 근력이 약한 러너일수록 하체 부상 발생률이 높다고 합니다.
루틴을 오래 유지하는 비결은 완벽함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입니다. 저는 처음 주 3회 루틴을 시작할 때 "다음 주에도 이걸 할 수 있을까?"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너무 피곤하면 거리를 줄이고, 몸이 아프면 과감히 쉬었습니다. 가끔 일주일에 두 번만 뛴 주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다시 돌아오는 겁니다.
마라톤은 단기간에 완성되는 운동이 아닙니다. 작은 반복이 쌓여 큰 변화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초보 러너 여러분, 절대 처음부터 과도하게 훈련하지 마세요. 주 3회, 짧은 시간, 편안한 속도로 시작하세요. 꾸준히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달리기가 특별한 운동이 아니라 일상이 되어 있을 겁니다. 오늘 한 번의 러닝이 다음 주의 습관을 만들고, 그 습관이 결국 마라톤 완주로 이어집니다.